정의(definition), 집합론(set theory), 문장(statements)
앞에서도 밝혔듯이, 문장의 관계를 따지는 일에는 필연적으로 의미를 따질수 밖에 없다. 어떠한 용어를 개념적으로 정의하는 거은 쉽지가 않다.
특히 "~은 무엇인가" 를 연쇄적으로 적용하다 보면 더이상 정의 불가능한 무정의 용어에 이르게 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인간' 을 정의한다고 할때, 인간이 아닌 다른 모든것으로 부터 확실히 구별되는 인간의 특성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는 분명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가 "인간은 지적존재이다" 라고 했을때, 지적인것의 정의를 재 요구하게 되며, 또한, 그것만으로 인간을 다른 것으로 부터 구별짓는데 충분한가라는 의문이 따르게 되고, "지적존재인데 외형이 개처럼 생겼다면 그것은 인간인가?" 따위의 공격을 받게 된다.
집합론을 이용하면 이러한 어려움을 '언발에 오줌누듯' 마치 피할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가 있는데, 정의하고자 하는 대상들을 모두 그리고 정확히 그 대상들만 포함하는 집합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단은 문제될것이 없어 보이는게, 단지 대상을 선택하거나 그렇지 않거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집합이름을 일단 인간의 집합이라고 놓은후, 모든 '대상'을 후보로 놓은후, 하나씩 심사를 한다. 그 집합에 넣으면 인간인거고 , 이새킨 머야 꺼져 하고 안넣으면 인간이 아닌거다. 어떤 특성에 의한 구분이 아니라 그냥 넣으면 인간, 안넣으면 인간이 아닌것이다. 따라서, 이 집합에 넣고 빼는것 자체가 인간의 정의가 된다.
어찌됐건, 우리는 그것이 정확히 특성적 정의와 일치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것은 정의를 "개념과 특성(characteristics) 사이의 대응" 에서, "개념과 대상들(집합)사이의 대응"으로 바꿔준다.
그것이 정확히 일치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철학의 문제이지 논리학의 문제는 아니다. 걔들이 알아서 머리를 싸맬것이다.
암튼,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면, 문장을 형식화 하는데, 집합도 사용할수가 있다.
가령, H 를 인간들의 집합이라고 하면,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라는 문장의 형식화를 " 소크라테스 ∈ H " 로 할 수 있다.
이것은 다소 말장난 같고, 순환논리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형식화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의미가 있다.
문장의 진위여부를 따지는 것 또한 ∈ 인가 아닌가로 표현되어, 역시 형식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사실 수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법이다.
" x 는 실수이다" 라는 표현을 x ∈ R 와 같이 쓰는 것이 그 예이다.
프레게의 논리주의(Logicism)와 러셀의 역설(Russell's Paradox)
프레게(Frege)는 수학의 모든 참인 명제와 법칙은 논리적 참과 논리 법칙으로 부터 도출된다고 주장했다. 즉, 수학은 결과적으로 논리학으로 환원된다는 것이다.
수학을 논리학으로 환원시키기 위해, 우선 집합론으로 환원시키는데, 수학을 집합론으로 환원시키려면,
첫째, 수체계가 집합론으로 환원되어야 하며, 둘째, 명제가 집합론으로 환원되어야 한다.
수체계가 집합론으로 환원되는 것은, 자연수가 집합론으로 환원되는 것만 보여도 충분하다.
왜냐면 다른 수학체계들은 모두 자연수체계로 부터 빌드해 나갈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집합론의 '무한집합 존재공리' 를 그대로 사용하여 '자연수' 가 '집합론' 으로 환원되는 예를 보인것이다. ( φ 는 공집합이다.)
0 은 φ 와 대응시킨다.
1 은 { φ } 으로 대응시키고, ( 즉, { 0 } )
2 는 { φ , { φ } } 으로 , ( 즉, { 0 , 1 } )
3 은 { φ , { φ } , { φ , { φ } } } 으로, ( 즉, { 0, 1, 2 } )
...
위와같이 하면, 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집합만으로, 자연수 체계와 똑같은 시스템을 구성할수 있다.
수학의 명제를 집합론으로 환원시키기 위해, 프레게는 우리가 위에서 집합을 통해서 정의를 하는것과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여,
다음과 같은 공리를 채택한다.
어떠한 술어 Px 에 대해서도, Px 를 만족하는 것들로만 이루어진 집합 { x | Px } 가 존재한다.
즉, 이 공리가 말하는 바는, 어떠한 명제도 그 명제를 만족시키는 대상들의 집합으로써 표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명제를 만족시키는 대상이 하나도 없는, 즉 항상 거짓인 경우라면, 대응되는 집합은 공집합이 될 것이다.
이것은 앞에서 우리가 인간이라는 특성을 정의해야 할때, 그러한 특성을 만족하는 대상들을 모두 모아서 집합 H 로 놓고, ' H 에 들어가는녀석이 인간이다' 라고 한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에 대해, 쇼펜하우어와 더불어, 희대의 불평분자, 러셀은 프레게에게 편지한통을 보낸다. ( 그렇다고 러셀이 프레게의 반대편에 선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러셀이 프레게에게 보낸 편지에는 대충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예를 들면, Nx 를 " x는 착하다 " 라고 하면, 이건 1항 술어(predicate) 이고, Lxy 를 " x는 y를 사랑한다" 라고 하면 2항 술어 이런식이다....
가령, Lx 를 "x는 x를 사랑한다" 라고 하면 이것은 1 항 술어이다. 즉, 술어의 행위가 주어 자신을 가리켜도 문제가 없다.
1항술어 Px 를 " x 는 x 에 속한다 " 라고 해보자. 그리고 이것을 집합론으로 환원시켜보자.
어떠한 집합 A 가 술어 Px 를 만족한다고 치자.
그러면, A ∈ A 이므로, A = { A , ... } 일 것이다. 따라서,...
A = { A , ... } = { {A, ...} , ... } = { { {A, ...} , ... } , ... } = ... 뭐 이딴식으로 될 것이다.
프레게의 공리에 따르면, 이러한 술어 Px 에 대해, 집합 { x | Px } 가 존재하므로,
위의 A 와 같은 녀석들을 다 모은 집합 { x | x ∈ x } 가 존재한다.
저런 녀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못찾았다고 해서 없다고 할 수는 없는거니까 일단 냅두기로 하고...
이번엔, Px 를 "x 는 x 에 속하지 않는다" 라고 해보자. 그러면, 프레게의 공리에 따라, X = { x | x ∉ x } 가 존재한다.
그러면, 위의 A와 같지 않은,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할수 있는 대부분의 집합들은 아마 X 에 속하게 될 것이다.
가령, 공집합도 φ ∉ φ 이므로, X 에 속한다.
아무튼, 그러한 집합들을 원소로 같는 집합 X 도 집합이므로, X 에 속하거나, X 에 속하지 않는다.
X ∈ X 일 경우, X ∈ { x | x ∉ x } 이므로, X ∉ X 이다. 그러므로, 모순.
X ∉ X 일 경우, X 는 Px 를 만족하므로, X ∈ X 이다. 그러므로, 모순.
따라서, X 의 존재는 모순을 유발한다.
즉, 프레게의 " 모든 술어에 대하여, 그 술어를 만족하는 대상들로 집합을 만들수 있다" 는 공리에 반례를 제시하였고, 이를 본 프레게는 러셀에게
" 님 때매 나 망함 OTL, 그래도 님 좀 짱인듯" 이라고 편지를 쓴다. 러셀은 그래도 마음속으로 프레게를 지지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집합의 계층을 도입해서 넘어간다. 멱집합과 농도, 알레프널 뭐 그런거랑 관련있는 뭐 그런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