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과 메일을 통해, 심심찮게 오는 문의가 양자역학에 관한 포스팅들이 비번이 걸려있어서 읽을수 없다는 내용들이다.
내용이 심히 부끄러워서 모두 닫아놓았던 것들이고, 틈날때 손봐야지 했던게 벌써 꽤 오래전의 일인거 같다.

아... 낼 모레가 또 열통계 시험인데, 어제는 하루종일 써든하고, 오늘은 또 공부하기도 싫고...
그럴땐 소설책을 보거나 딴짓을 하는게 딱이다. 딴짓의 차원에서, 양자역학 포스팅이나 손을 좀 보자.

아무튼, 여전히 두서는 없겠지만, 지나친 완벽주의때문에 아예 시작도 못하는 것보단 낫겠지. 대충 끄적여 보고, 나중에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다.


제 1 편. 양자역학의 태동 : 플랑크의 흑체복사

보통 양자역학의 시작으로, 플랑크의 흑체복사 이야기가 언급된다.
이 실험을 이해하는 것은 약간의 통계역학적 백그라운드를 요하지만, 우리는 스토리만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선 우리가 알고있는 아주 중요한 사실은 " 쇳대기를 달구면, 빨개진다. " 라는 것이다.

즉, 쇠가 어떤 온도에 이르게 되면, 우리가 빛을 가해준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얘가 빛을 내기 시작한다. 오호!
이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상당히 경이로운 자연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뜨겁게 해주면 빛을 낸다니...


맥스웰 이전의 과학자들 중에는, 이 현상에 대해, "어떠한 온도에서 쇳대기가 빛을 내기 시작하는가" 를 연구했을 수도 있다.
그들에게 빛이란 "반짝이는 그 무엇" 이었을 테니, 온도를 올리다가 어느순간 빛을 내기 시작한다고 생각할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맥스웰은 " 빛 = 전자기파 " 로 바꿔버렸다. 즉, 반짝거리는 그 무언가가 없더라도, 빛은 나고 있었던 셈이다.
( 우리가 어려서 부터 익숙해진 '가시광선' 이라는 용어는 이미 이러한 내용을 내포한다. )

쇳대기에서 나오는 빛을 연구하던 사람들 중에는, 온도에 따라서, 어떤색의 빛이 나오는가를 연구한 사람들도 있었다. 즉, 스펙트럼을 말한다.
맥스웰 식으로 표현하자면, 달궈진 쇠에서 나오는 빛은 파장(혹은 주파수)에 따라, 얼만큼씩 섞여있는가를 연구했다고 할 수 있다.

온도에 따른, 그 분포는 대략 이러하다.

많은 사람들이, 통계역학과 전자기학의 백그라운드로 부터, 이러한 곡선 ( 온도 T 와 파장 λ ( 혹은 주파수 ν ) 의 함수 ) 를 얻으려고 용을 썼으나, 이 곡선을 얻는것은 당시로서는 아직 풀리지 않은 핫 이슈였다.

직접적으로 이 곡선을 얻지는 못했지만, 특정한 정보를 주는 실험결과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령, 위 그래프에서 봉우리부분의 파장( 혹은 주파수) 에 대한 연구라던가, 온도에 따른 총 인텐시티 같은 것들이 그런것들이다.

참고항목 : 슈테판-볼츠만(Stefan-Boltzmann) 법칙, 빈(Wien)의 법칙, 빈의 변위 법칙, 레일라이-진스(Rayleigh-Jeans) 법칙 등.

결과적으로, 원하는 바는, 위의 곡선을 나타내주는 함수를 얻는것이고, 그것은 여러 실험결과들과 합치해야했다.





- 레일라이-진스 공식

레일라이는 열적 평형상태에 있는, 캐비티 내부의 전자기 복사에 대한 이론을 전개했다.

그는 캐비티 내의 전자기복사를, "바운더리에서 노드를 갖는 스탠딩웨이브들"로 전개한다. 그리고 각각의 스탠딩웨이브들은 캐비티 벽의 입자들이 하모닉오실레이션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 전자기파를 만들어야 하므로, 전하를 갖는 입자들임은 당연하다. )

결과적으로, 열적평형상태에 있는 캐비티 내의 레디에이션 에너지 밀도의 평균은 캐비티 벽의 입자들의 하모닉 오실레이션들의 에너지 밀도의 평균과 같게 되고, 이것을 ν , ν + dν 사이의 모드(mode)수 밀도 N(ν) 와 평균에너지의 곱으로 구하게 된다.


여기서 <E> 는 T 의 함수 이고, N 은 액시얼 모드를 제외한, 노말모드들만 카운팅한것이다. 즉, 진행방향에 수직인 두 축 방향의 편광을 고려해야한다.


N(ν) 를 구해보자. 이값은 세기성질로 캐비티의 모양과는 상관이 없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한변의 길이가 L 인 정육면체 형태의 캐비티를 생각해보자.

y, z 축으로도 마찬가지고... k ~ k + dk 사이의 모드 수를 세기 위해, 아래와 같이 k-space 에서 두께 dk 인 구각에 들어가는 수를 센다.
이와 같은 방법은 나중에 덴서티 오브 스테이트 를 구하거나 할 때도 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모드의 수 ( 의 밀도) 를 구할 수 있다.

( 노테이션은 텍스트 북마다 군데 군데 차이가 있으므로 주의 )

V N(k) dk 구할때 마지막에 2 를 곱한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액시얼 모드 빼고,  진행방향에 수직인 두 축방향의 노말모드를 센 것이다.
분모의 (π/L)^3 은 단위눈금부피이다. 즉 한변이 π/L 인 정육면체 볼륨 하나당 점 1개가 들어간다. ( 달리말하면 1/8 점 8 개가 들어간다. )

이제 오실레이터들의 평균에너지 <E> 만 구하면 된다.

고전적인 열역학 이론에 따라, 오실레이터의 에너지분포는 볼츠만 분포를 따르고, 그로부터 다음과 같이 평균에너지 <E> 를 계산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레일라이-진스 공식을 얻는다.





- UV catastrophe ( 자외선 파국 ? ) 과 플랑크 분포

레일라이 진스 공식은, 낮은 주파수에서는 잘 맞지만, 보다시피 진동수가 높은 영역에서 발산해버려 맛이 가버린다. 이것을 UV catastrophe 라고 부른다. ( 높은 진동수에서 맛이 간다는 말. ) 참고로, 높은 진동수 부분에서 잘 맞는 법칙이 빈의 법칙이다.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플랑크는 어떻게 해서든 레일라이 진스 공식과 빈의 법칙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8년 인가를 메달렸다고 한다.
하다하다 안되자, 무심코 적분을 서메이션으로 바꿨는데 자외선 파국이 해결되었다나... o_O ?

암튼, 적분을 서메이션으로 바꾸었다는 말은, 레디에이션과 물질사이의 에너지교환이 디스크릿하다는 말이 된다. 즉, 복사와 오실레이터 사이의 에너지 교환이 모든 에너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띄엄띄엄 끊어진 값들로 교환된다는 말이 된다.

여러번의 피팅 시도끝에, 플랑크는 복사와 물질(오실레이터) 사이의 에너지교환이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의 정수배만 되도록 하므로써, 그러한 이산성이 반영되도록 셋팅하였다. 이때, 그 기본량을 복사의 "퀀텀" 이라고 칭했고, 그것은 오실레이터의 진동수(=전자기파의 진동수) 에 비례했다.
그 비례상수가 바로 플랑크상수 h 이다.

즉, 다음과 같이 레일라이-진스 공식이 수정된다.


이 식을 플랑크 분포 라고 부른다.

참고로 이식을 모든 주파수에 대해서 적분하면, 슈테판 볼츠만 공식이 나오고, 낮은 주파수를 가정하면 ( hν << kT ) , 레일라이 진스 공식이 나오고, 높은 주파수를 가정하면, 빈의 법칙 ( 분포) 가 유도되며, 플랑크식을 파장에 대한 식으로 변형한후, 미분해서 로컬 맥시멈에 대한 파장을 구하면, 피크에서의 파장이 T 에 반비례한다는 빈의 변위법칙도 유도된다.

플랑크의 결과는, 전자기 복사의 양자화를 드러낸 것으로, 양자역학의 시작으로 평가받는다.



후... 쓰다보니 길어져 버렸다. ㅠㅠ

이후의 양자역학 포스팅 예고.

#002. 전자의 이중슬릿 실험과 물질파
#003. 고전 역학적 상태 1부.  위상공간, 배위공간
#004. 고전 역학적 상태 2부.  라그랑지안 미케닉스, 르장드르 변환, 푸아송 브라켓, 헤밀토니안 미케닉스
#005. 양자 역학적 상태 1부.  힐버트 스페이스, 스턴-겔락 실험, 디락 브라켓
#006. 양자 역학적 상태 2부.  리니어 오퍼레이터. 커뮤테이터, 노말 오퍼레이터, 허미션 오퍼레이터, 유니타리 오퍼레이터
#007. 아이겐 스테이트, 스펙트럼, 아이겐 스테이트 익스펜션, 커먼 아이겐 스테이트
#008. 가관측량 ( 옵저버블 ) , 디터미니트 스테이트,
#009. 슈뢰딩거 이퀘이션  ( 이거는 이전에 쓴 거 )
#010. 기대값의 타임 에볼루션, 에렌페스트 정리, 비리얼 정리
#011. 불확정성 정리
#012. 2-level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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