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상으루 나는 세가지 다른 종류의 인간으로서 존재한다.

1. 보행자 (a pedestrian)
2. 차량운전자 (a car driver)
3. 2륜차 운전자 ( a bike rider )

근데 각각의 서로다른 자아는 실로 간사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만 생각한다.

가령 보행자인 나는 길을 걷다가 차량이 접근하면, 아 싀밤 "사람나고 차났지 차나고 사람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모든 통행 원리는 보행자 우선이고, 차는 보행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으며, 따라서 니들이 방어운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차량운전자 인 나는 차를 무서워하지 않는 보행자를 보면, 아 싀밤 저게 뒤지고 싶어 환장했나 라는 생각이 들고, 부딪히면 아픈건 너희들이잖아, 니들이 조심하는게 결국 너희들한테 좋을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2륜차 운전자로서 나는, 도로교통법상으로 2륜차도 도로를 통행할 권리가 있으며, 따라서 차선(엄밀히는 차로) 하나를 확실히 점유해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차에 비해 덩치가 작은 오토바이가 도로상에서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땐, 수년간 동물의 왕국을 보면서 깨달은 자연의 섭리이자 약소동물의 비기(祕技) "몸부풀리기"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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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차량운전자로서 나는 앞에서 오토바이가 깔짝거릴때 만큼 짜증나는 일도 없다. 걔네들한테는 룰이 없다.


그러니까 '도로위의 나'라는 존재는 마치 테란, 프로토스, 저그 처럼 서로 싸우는 세가지 종족으로 뒤죽박죽 얽혀있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복잡하고 모순된 자아들을 조화롭게 융화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


...


...



응, 없다.



...

...


...


조만간 바이크를 하나 새로 사려고 하는데, 마음속에 둔 모델은 대림 VJF - i , 일명 '펄아이'라는 녀석으로, 센타에서 추천해주길래 봤는데 전면부 모습만 빼곤 새끈하다. 전면부는 영 올빼미같이 생겼어 ㅠㅠ.  그리고 분명 F차 라고 했으나, 앉아보니 허리를 쫌 숙여야 되던데, 약간 R차 같다는 느낌과, 안전장구를 덕지덕지 달고통학해야기 때문에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안전장구를 안달고 달리다가는 '차가 툭 쳐서 넘어지며 미끄러지듯이 트럭 밑으로 들어가는 2단콤보'로 골로갈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나에겐 좀 비추인거다. 그렇다고 안전장구를 다 차고 통학하자니 '물리학도로서의 품위' 문제가 영 마음에 걸린다.


뛰어난 테크니션인 학교앞 센타의 "형님" 말씀으론 로드윈도 괜찮다고 하는데, 신차 245만원까지 주시겠단다. -_- 별로 안깎아주는거 같은데...

문제는 인터넷에 로드윈 진동이 심해서 마치 '고가의 안마의자를 장착한 오토바이'라는 얘기가 있던데, 그게 영 마음에 걸린다.

뭐 나는 80 이상으로는 달릴 생각은 없으니까 별로 문제가 안될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음 그래도 여러모로 생각할게 너무 많다. ...  ( 젠장,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