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역학 1법칙은 두개의 다른 표현을 갖는다.

하나는   dU = δq - δw    :  계의 내부에너지는 계에 준 열량 만큼은 증가하고, 계가 한 일 만큼 줄어든다
하나는   dU = δq + δw    :  계의 내부에너지는 계에 준 열량 만큼은 증가하고, 계에 해준 일 만큼도 증가한다.

두 식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일부러 δq 와 δw 를 따로 이상한 말투로 서술하였다.

첫번째 식과 두번째식의 차이는 눈에서 보이듯이 δw 의 부호 차이다. 이항을 어떻게 시켜서 δq = dU + δw 따위의 폼을 갖던지간에 보통 저 두가지 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같은 법칙을 왜 달리 기술하는가?  그것은 열역학이 1법칙이 물리학에서 나와 화학에서 더욱 발전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물리학자들과 화학자들이 노테이션 통합을 하지 않아서 라고 할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같은 w를, so to speak, "다른이름"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첫번째 식은 주로 물리학을 베이스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고, 두번째 식은 주로 화학을 베이스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쓴다. 대충 짐작컨대, 공대쪽에서, 아마도 기계과 쪽은 첫번째 식을 주로 쓸 것 같고, 화공과는 두번째 식을 쓸 확률이 높을 듯 싶다. 음...전기쪽은 둘 다 쓸 것 같은데 아마도 배터리쪽이 두번째 식을 쓸 가능성이 높을 듯?

첫번째 식을 살펴보자. 물리학의 베이스는 역학이다.

우선 계의 역학적 포텐셜에너지와 계의 일에 관한 식 dU = - dw 에서 출발하자. 이것은 계가 역학적 일을 하면 계의 역학적 포텐셜에너지가 낮아진다는 것을 말하는 식이다. 가령 사과가 떨어지는동안 중력이 양의 일을 하고 그만큼 사과-지구 계의 포텐셜에너지는 감소한다. 여기서 포텐셜이라는게 정의 되었다는 것 자체가 ( 엄밀히 말해, 스케일러포텐셜 ) 이미 저 일이 보존력에 의한 것이라는것을 염두에 두자. 또, 지금 논의에서는 그냥 포텐셜 에너지 라고 하는게 더 낫지만, 굳이 역학적이라는 어색한 말을 붙인건 나중에 포텐셜의 개념이 확대되어 케미컬 포텐셜 따위가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말해봤다.

이 식은 역학 문제를 기술할때 에너지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문제를 매우 쉽게 풀게 해주는 식으로, 매우 널리 사용된다. 여기서 dw 는 이미 말했듯이 계가 하는 일이다. 따라서 계가 발현하는 힘 F 에 의해, dw = F dl 로 쓸수 있다.

그러다가 줄이 열의 정체가 역학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음을 증명하게 되고, 그로 인하여 이 식에 δq 가 추가되어 결과적으로, dU = δq - δw 가 된다. 이제, U 는 이미 열 에너지 개념을 포함해 버렸고, 더이상 역학적인 포텐셜 에너지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좀더 확장된 개념으로써 내부에너지라고 한다. 이것이 열역학 1법칙의 물리사적 플롯이다. 그리고 이 열역학 1법칙은 화학에서 화학적입장에 맞게 손봐진다.

화학의 핵심 컨셉은 계 사이의 주고받음에 있다. 계에 대한 역학적인 관심보다 계 사이에 주고받는 에너지에 더 관심이 있는것이다. 에너지 출입 입장에서 본다면 들어가고 나가는 것에 대한 부호의 일관성이 더 그들의 논리에 맞는것이며, 일반화 하는데도 편리하게 된다.

그리하여, 계로 들어오는 것은 + , 나가는 것은 - 라고 놓는다. 여기서 δw 는 이제 "외부에서 계에 해주는 일"로 이름을 갈아타게 된다. 그러면 dU = δq + δw 로 쓸수 있게 되고, 이때 δq 든 δw 든 그 값의 음,양에 상관없이 형식적인 + 부호는 "계에 가해준" 이라는 간편한 해석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반면, - 부호는 "계가 외부에 준" 으로 해석하면 된다.

이로부터 일은 더이상 특별한 것이 아닌 단지 에너지를 전달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해된다. 가령, 화학적 일, 전기적 일 등등...
특히, δw 가 역학적 일인 경우에, 외부에서 해 준 일인 만큼 외력(external force) F_ext 에 의해 ( F_ext ) dl 로 쓸수 있다. 그런데, 결국, F_ext 가 첫번째 식에서의 F 에 대해 , F_ext = - F 이므로, 결국 두식은 같은 식이 된다.

단지 관점의 차이, 컨벤션의 차이일뿐 본질적인 차이는 없는 것이다. 어느쪽을 사용하건 그건 선택의 문제이다. 정확한 상황이해와 꼼꼼한 적용이 요구될 뿐이다. (공식의 단순 암기는 생각보다 문제가 잘 안풀리는 사태를 초래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서로 다른 컨벤션과 그에 따른 노테이션의 차이로 인해, 열역학 1법칙으로 부터 파생되는, 혹은 조합되어 만들어지는 다른 여러 식의 경우에 종종 부호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물론, 어느쪽 노테이션을 써도 결국 얻어지는 정량적인 답은 같다.


간단히 결론만 말하자면, δw 를 계가 한일 이라고 하면 dU에 대해 -δw 인 것이고, 계에 해준일 이라고 하면 +δw 인 것이다. 결국 δw 를 뭐라고 부를 것이냐의 컨벤션 문제일 뿐 실제로는 같은 식이다.


어쩌다가, 열역학 1법칙이 dU = δq - δw 냐 dU = δq + δw 냐 따위로 서로 자기가 맞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보게된다. 아마도 문제는 많은 텍스트북들이 교재가 속한 영역에 따라 (혹은 저자의 취향에 따라) 열역학의 부호를 마치 불변의 진리인것처럼 말하는 데에 있지 않나 싶다.

사람은 딱 자신이 아는 것 만큼만 보인다고 했다.

나는 그말이 나에게 학문을 하는데 얼마나 겸손해져야 하며 또한 자신의 것 이외에 다른 것에 대해서도 얼마나 배타적이지 않아야하는가를 가르쳐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ADD: 열역학은 그 노테이션의 다양성 만큼이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오해"가 많은 학문이다.
        계가 하는일인지 계가 받는 일인지 명확히 언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