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자기전에 불 다끄고 누워서 골드베르크 아리아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평온하게 자는데 정말 도움이 된다. 근데 되도록 아리아에서 조용히 잠드는것이 좋다. 왜냐하면 아리아에서 제1변주곡으로 곡넘어가는순간 입꼬리가 찢어지면서 환희와 감격의 눈물이 왈칵 나기때문이다. 아침에 들으면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과 함께 또다른 환희를 맛볼 수 있다.

굴드랑 비교해서, 안드라스 쉬프 까는사람들이 좀 있는것 같던데, 난 좋기만 하다. 좀 밋밋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근데, 안드라스 쉬프도 골드베르크 녹음을 꽤 많이 한것 같다. 두개 들어봤는데 연주가 분명히 다르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이뭐냐면, 쉽게 단정짓고 까지좀 말라는 거다.

정말 싫은게 가수 누가 노래를 제일 잘한다 어쩐다 하는거 하고 누가 피아노를 제일 잘친다 따위의 시덥잖은 소리들이다. 사실 왠만한 경지에 이르면 그다음부터는 취향차이 같은데 뭘 그렇게 전교 1등 정신을 못버리는지 모르겠다.

옛날에 한참 김경호 나올때, 김경호가 노래를 제일 잘한다는둥 뭐 그런소리를 하는 애들이 있었다. 난 한번도 김경호가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난 바이브레이션 과한거 줜내 싫어해서리... 못한다는게 아니라 그냥 내 취향이 아니라는거다. 피아니스트도 마찬가지다.

골드베르크하면 보통 굴드를 많이 듣는 것 같던데, 나는 성악(?)을 싫어해서 굴드꺼는 별로 안듣는다. 연주가를 가리는걸 싫어하지만 이경우만큼은 좀 예외다. 다소 감상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피아노가 어떻든지 말하기전에 나는 좀체로 집중을 할 수 가 없더란 말이다. 집중할수 있는 방법이 있긴 했는데, 그건 같이 허밍을 하는 거다 ㅡ,.ㅡ. 그.래.서. 암튼 내 취향은 아니다.

뭐, 물론, 30곡이나 되는 변주곡 때문에,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자칫 지루할수도 있는것을 굴드처럼 초저속 아리아와 잠이 확깨는 강한터치를 동반한 광풍같은 변주곡으로 지루할수도 있는 요소를 다이내믹하게 바꿔놓을 수 있다는 데에는 일종의 놀라움을 느끼지 않을수 없지만, 확실히 잠잘때 듣기에는 별로인것 같다. 그리고 박흐 만큼은 그냥 좀 밋밋(?)해도 별로 안나쁘지 않나?

특히, 제1변주 만큼은 중간에 절묘한 루바토 때문에 안드라스 쉬프의 연주를 참 좋아한다.
바흐에다가 루바토라니... 참 안어울릴것도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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