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놈

Misc.2008. 5. 23. 09:16 |
자려고 누웠는데, 밤만 되면 커지는 시계소리가 매우 귀에 거슬렸다. 벽시계의 소리는 참으로 우렁찼다. 방 전체를 흔들만큼 큰소리로 매초를 움직였다. 철컥! 철컥! 나는 참아보려 했지만 더이상 참을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시계의 진동이 고막을 때리는것 같았다. 벽시계를 내려서 건전지를 뺐다. 마치  절대자의 권위에 도전한 자에대한 응징이라도 하듯이 아무렇게나 널부러뜨렸다. 고요했다. 나는 누워서 이불을 끌어당기며, 고요함과 포근함의 조화를 만끽했다. 그것도 잠시, 이제는 탁상 시계소리가 거슬렸다. 정말 미미한 그 소리가 거슬렸다. 사실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매우 예민해져서 마치 들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언제라도 그소리가 들리면 뛰쳐일어나 녀석의 생명을 중지시킬 계획이었다. 나는 점점더 예민해져 내 정신은 없는 소리도 만들어낼것 같았다. 짤깍, 짤각... 나는 이내 못견디고 책상으로 가서 탁상시계를 집어들었다. 어둠속이이라 건전지빼는 곳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탁상시계의 생명을 중지시켰다.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방이 너무 밝은게 불만이 되었다.  나는 절대적 어둠을 얻기위해, 어둠을 해하는 모든것들의 생명을 죽여야 했다. 완벽한 어둠과 완벽한 고요가 되었다. 나는 마치 우주유영이라도 하듯이 혹은 장님이 된것같이 침대에 기어들어와 누웠다. 만족감이 들었다. 그제서야 나는 잠을 잘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