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교양서들...

Misc.2008. 5. 20. 00:51 |
오늘 갑자기 엄마가 신문에서 보셨다며 어떤 수학자 이야기를 하길래, 잠자코 들어보니 에르되시(에어디쉬) 이야기더라. 책장에서 책을 꺼내주면서 이게 그사람에 대한 책이에요. 했더니 한번 읽어본다 하신다. 뭐 어차피 흥미거리 책이니까.

근데, 집에 와서 보니 내 책상에 덩그러니 그대로 놓여있다. 공부도 하기 싫고해서 무심코 집어들었는데, 몇년전에 읽었을때와는 또 느낌이 다르다.

근데, 내용중에 E.T Bell 의 명저 [Men of Mathematics](1937) 에 관한 내용이 있었구나. (국내번역판: 수학을 만든 사람들 상,하) 일전에 싸이에 리뷰를 간단히 올린적이 있는 책인데, 정말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책이었는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앤드루 와일즈가 E.T Bell 의 저서 [The Last Problem](1961) 을 읽고 페르마정리의 증명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갑자기 옛생각이 났다.

수학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던 중학교시절, 서점에서 어찌어찌 하다가 책한권을 집어들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손을 놓치 못하겠는거다. 각 장마다 수학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목은 또 얼마나 멋드러지게 지었던지. 아무튼, 벨은 수학뿐만아니라 분명 문학에도 소질이 있었다. 아무튼, 그때가 중3이었는데, 이책에 빠져들면서 수학의 간지에 완전 매료되었었다. 흥미진진한 이 책은 수학의 개념들을 수학에 획을 그은 수학자들을 크로노롸지컬리-o- 등장시키면서 굵직굵직한 개념들을 인류의 위대한 업적이자 가장 매혹적인 발명품으로 소개한다.

역시 옛생각에 책장에서 수학을 만든 사람들을 꺼내서 보니, -_- 나는... 줄을 치면서 읽었구나.

그랬다. 당시 내 수준으로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는 내용들인지라, 나는 줄을 치면서 곰곰히 곱씹고, 도대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고싶어 못견뎌 했던 것이다. 중간중간 여백에 도형을 그려가며 이해해보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상,하 권중에 상권만을 가지고 있는데, 그마저도 다 읽지 못했구나. 보니까, 라이프니츠 편까지 읽었었다. 그리고, 라이프니츠 편에서 함수의 곱의 미분공식이 나오는 부분에 여백에 간단한 직관적 증명이 적혀있다.

그렇다. 이부분에서 이해가 안되어서, 다른책을 보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또다른 명저 S.P. Thompson 의 [Calculus Made Easy ] (1910) 인 것이다. 이 책은 정말로 쉬운것이어서, 중학생인 내가 미적분학을 물리학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다행히도 이책은 다 봤다. 연습문제도 푼 흔적이 상당하다.

아, 그래서 이책을 다 본다음 다시 Bell 의 책으로 돌아와서 라이프니츠 편을 끈냈것이었다. 그리고 다음편이 베르누이일가에 관한 이야기인데, 여기서부터는 책이 깨끗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수학교양서들을 나열해 보면,
Eric Temple Bell 의 [수학을 만든 사람들] (미래사) (원제: Men of Mathematics, 1937) ,
(베르누이 편부터 마저 봐야겠다. 아 다시볼생각하니 가슴이 떨린다.)

Silvanus P. Thompson 의 [알기쉬운 미적분](전파과학사) (원제: Calculus Made Easy:..., 1910 ) ,

Petr Beckmann 의 [파이의 역사](배영출판사) (원제: History of Pi , 1971)
( 완전 옛날판이라 내껀 검색도 안된다... 다른 출판사꺼는 검색되는데 ㅎㅎㅎ, 아마 1977년인가  약간 다른 버전이 나온거 같은데, 1971년에 출판된 이책의  번역본에는 76년에 풀린 4색문제도 미해결 문제로 나와있다.)

George Polya 의 [어떻게 문제를 풀것인가] (천재교육)  (원제: How to Sove It , 1945 )
(역시 대단한 명저이다. 지금도 계속 새롭게 출판되고 있는걸로 알고있다. 그러나 현실의 교실에서는 책속의 상황과 매우 다르게 전개된다는 것이 좀 문제다. ㅋㅋ )

Alfred North Whitehead 의 [수학에세이](청음사) (원제: An Introduction to Mathematics, 1911 )
(수학의 각 영역 혹은 키워드를 통해 수학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책이다. 내가 수학수업을 할때 통상 하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있다. 그러나 유니폼 컨버전스에 대한 언급도 나오는 수준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만만한 교양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부수학에 대한 약간의 지식이 있다면 매우 쉽고 재밌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요시나가 요시마사 의 [괴델. 불완전성정리.] (원제: 괴데루(-_-). 불완전성정리, 1992)
(이책은 끝가지 읽긴했지만, 매우 이해가 안갔던 책이기도 하다.)

정도 되겠다. 그밖의 잡서들은 상당수 읽고 버렸거나, 소장하고있어도 부끄러워서 곧 버릴책들이라 거론할 가치도 없다.

아무튼, 위에 열거한 책들은 비록 교양서이지만, 참 신기하게도 서로 신기하게 연결된다. 아, 수학의 아름다움은 비단 전공서에만 국한되지 않는구나!!!!  너무 아름다워서 수학을 가볍게 다룬 책들마저도 수학의 가장 큰 아름다움중의 하나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니...

아... 아름답다... 수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