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서적 ( 아마도 몇 권은 봐야 할 것이다. ) 을 독학으로 공부한 후, 내가 궁금해 하는 것들에 대해 모순되지 않게 답해줄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진정한 천재라고 부르겠다. ( 여기서, 양자역학을 이해한 사람은 없다며 귀동냥을 내뱉지는 말자. 나는 지금 텍스트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상대론이 가장 많은 소설을 만들어내는 분야라면, 양자역학은 가장 많은 오개념을 양산해내는 분야이다. 물론 그것이 양자역학의 잘못은 아니다. 양자역학을 그렇게 만든 사람의 잘못이거나, 그렇게 가르친 사람 혹은 그렇게 이해한 사람의 잘못이다. 아마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물론, 오개념도 필요한 녀석이다. 그러나 그건 오개념이 언젠간 바로잡힌다는 전제위에서만 그렇다. 나는 오개념이 바로잡히는 순간에 학문적 쾌락을 맛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의미에서 나에게 오개념은 오히려 학문적 원동력을 위한 필수 코스와 같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항상 반드시 풀어야 할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경험에 비추어볼때, 오개념을 바로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다. 최석봉선생님의 말마따나 이것은 소위 명문대에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수한 사람들과 토론하며 의견을 나누는 것은 특권이다. ( 같은 주제에 대한 여러권의 책을 읽는것도 좋다. )

선생님은 학부때 정원이 너무 적어서, 학우들과 토론하고 의견 교환하는데에 어려움이 많으셨다나? 덕분에 미국 유학때에 미국학생들에게 개념 싸움에서 처절하게 짓밟히셨다고...

돌아보니, 나야말로 오개념 덩어리인데 어디가서 마치 무언가 아는 것처럼 떠드는 것이 새삼 부끄럽다.
 
추신,변명) 침묵은 병을 키우고, 병은 소문내야 된다고. 여기저기서 나의 병을 떠들지 않으면, 고치는 것이 쉽지 않으니 이또한 딜레마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