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과외하다가, 케일리-해밀턴 정리를 설명하는데, 애초에 교육과정에서 빠진데다가, 주어진 것은 2x2 이차 행렬방정식 하나.... 확실히 문제풀때, 강력한 툴임에는 틀림이 없는바 적당한(?) 수준에서 설명을 했지만, 억눌렀던 이야기를 더듬어 본다.

어떤 일차변환에 대해서 대응되는 행렬이 있고, 그러한 변환에 대해 어떤 벡터는 변환해도 고작 스칼라배밖에 안되는 녀석들이 있는 경우가 있다. 0벡터는 항상 그렇게 되겠지만, 트리비얼하므로 논외로 하자. 아무튼, 그러한 벡터들은 그 행렬의 고유한 속성을 나타낼 것이다. 가령, 공간에서 회전시키는 행렬에 대해, 회전축성분의 벡터는 회전에 대해 불변일 것이다. 그리고 그 회전축 방향의 벡터는 그 회전행렬의 고유한 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0아닌 벡터들을 아이겐벡터(고유벡터)라고 하고, 스칼라값을 아이겐벨류 (고유값) 라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고유값들을 그 행렬의 고유값들 이라고 한다. 이때, 모든 아이겐벡터로 생성되는 공간을 아이겐스페이스(고유공간)라고 한다.

행렬이 고유값을 갖을려면, 임의의 고유값을 λ 라고 했을때,  ( A - λ I  ) x = 0  이 논트리비얼 솔루션을 갖어야 한다는 말이되므로, 결국, det ( A - λ I ) = 0  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det ( A - λ I ) 을 그 행렬의 characteristic polynomial (특성다항식) 이라고 하고, 그것을 0 으로 놓은 방정식을 특성방정식 이라고 한다.

참고로, 대칭행렬의 경우, 직교대각화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을 주며, 결국, main diagonal ( / 다이 그널 /  이라고 읽어야 한다. 강세는 '애' 에 있다. 다이어고날이 아니다. ) 들이 고유값이 된다. 행렬의 대각화와 군론의 컨주게이션의 유사성이 새삼 신기하다. similar transformation 을 하면, 고유치가 불변이고, 어떤 그룹의 노말서브그룹은 컨주게이션에 대해 불변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삼각행렬도 대각선성분들이 고유값들이다.

다시 케일리 해밀턴으로 돌아가기 위해, 특성방정식  det ( A - λ I ) = 0   을 살펴보자. 여기서 λ I 대신에, A 를 집어 넣으면 det 0 이 되어 방정식은 트리비얼하게 만족될 것이다.

고등학교때로 돌아가기 위해, 2x2 행렬을 고려하자. 흔히 놓는대로, 각 성분을  a , b , c , d 라고 놓고,  특성방정식을 구하면, ( a - λ ) ( d - λ ) - bc = 0  이 될 것이다.

전개하면,  λ²  - ( a + d ) λ + ( ad - bc ) = 0 이 된다. trace 와 detetminant 를 도입하여 좀더 간단히 써도 좋은데, 참고로 트레이스와 디터미넌트는 similar transformation 에 대한 인베리언스들이다.

아무튼, 여기에 양변에 I 를 곱하고 ,  λ I  대신 A를 넣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면 은 A²  - ( a + d ) A + ( ad - bc ) I = 0  이 되고 고등학교때 배운 버전의 케일리-해밀턴 식이 튀어나온다. ( 이것은 단지 직관적인 "스토리"로써 , 케일리-해밀턴 정리의 증명은 아님은 밝혀둔다. : 댓글 지적후 추가됨 ) 케일리 해밀턴 정리가 특성방정식과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부터 그것이 단지 2차에 국한되는 내용이 아닐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2차에 국한시키기로 한다.


수1 정석에 보면, 케일리 해밀턴 정리의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는 말이 나온다.

그렇다면, 케일리 해밀턴의 역은 무엇인가? 그리고, 왜 성립하지 않으며, 만약 성립한다면 언제 성립하고, 성립하지 않는다면 언제 성립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들은 매우 자연스럽다.

우리가 살펴볼 버전 ( 정석에 나와있는 ) 의 케일리 해밀턴 정리는 다음과 같다.
정석에 나와있는대로, 단위행렬 E 로 표기하자. ( 항등행렬 I 는 이미 1차변환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고 하겠다. )

주어진 행렬 A 에 대해 ,  p = a + d  ( trace )  이고, q = ad - bc ( determinant )  이면  A²  - p A +  q E = 0  이다.

따라서, 역은 다음과 같다.

주어진 행렬 A 에 대해,  A²  - p A +  q E = 0  이면  p = a + d  ( trace )  이고, q = ad - bc ( determinant ) 이다.
( 주의 : 어떤 행렬방정식을 만족하는 행렬이 하나라는 뜻은 아니다. 오해 하지 말자. )


반례를 통해, 역이 성립하지 않는것을 보이자.

주어진 A = 5 E 에 대해, A²  - 4 A - 5 E = 0  이지만, 4 가 a + d 는 아니다. 그러므로, 성립 X.  따라서,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언제 성립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어진 행렬이 단위행렬의 스칼라배가 아니라는 보장이 있으면, 역이 성립한다. 즉, A²  - p A +  q E = 0  이면  p = a + d  ( trace )  이고, q = ad - bc ( determinant ) 이다.  이말은 결국, 단위행렬의 스칼라배가 아닌 행렬에 대해서는 monic 2차 행렬방정식이 유니크함을 의미한다 !!! 

(주의. 방정식에 대해 행렬이 유니크하다는 뜻은 아니다. 서로 다른 두 행렬이 같은 식을 갖을수도 있다. 간혹, 이부분을 잘못받아들이는 경우가 종종있다. 심지어 몇몇 고삐리문제집들 조차도... -_-a )

증명을 해보자.

어떤 A 가 단위행렬의 스칼라배, 즉, kE 라면, ( A - kE ) 에다가 임의의 스칼라 m 에 대해 , A - m E 를 곱해서 전개하면 무수히 많은 monic 2차 행렬방정식을 만들수 있다. 따라서, 단위행렬의 스칼라배인 행렬에 대해, 2차 방정식이 주어졌다고 해도, 그것이 케일리 해밀턴 정리로 주어진 식이라고는 보장할 수 없다.

그러나, A 가 kE 꼴이 아니라고 하고,   A²  - p A +  q E = 0   라고 하자. 케일리 해밀턴 정리는 항상 성립하므로,  A²  -  tr A +  D E = 0  도 역시 참이다.  ( tr = a + d , D = ad - bc )

두식을 빼서 양변을 A 와 E 로 분리해서 정리하면, A 가 E 의 스칼라배가 아니라는 조건으로 부터, 양쪽의 계수가 모두 0 이어야 한다는 결과를 얻는다. 그로부터, p =  tr  이고, q = D 를 얻는다. 따라서, 역이 성립한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결과이다.

예를 들어보자.

A = ( a 1 )      에 대해, A²  - 4 A - 5 E = 0 가 성립한다고 하자. 이경우, A가 E의 스칼라배가 아니므로
      ( 0 b )      주어진 식은 케일리 해밀턴 정리이고 계수는 각각 - trace 와 det 이다.
                     따라서, a+b = 4 이고, ab = -5 라는 단서를 얻게 된다.


A = ( 2 1 )    에 대해,  A²  + p A + q E = 0  인 경우는 , A가 E의 스칼라배가 아니므로,
      ( 0 1 )    케일리 해밀턴 정리에 의한 식 하나 밖에 없다. 즉,  A²  -3 A + 2 E = 0  외에는 없다.

그러나,  A = a E 에 대해 A²  - 4 A - 5 E = 0 가 성립한다고 할때, 주어진 식이 케일리 해밀턴 정리라는 보장은 없다. 왜냐면 그러한 식은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이 경우 케일리 해밀턴 식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 케일리 해밀턴 정리를 직접 쓰면 A²  - 2a A + a² E = 0 꼴이 되어야 하는데, 주어진 식은 그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a를 구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식에 대입하면 된다. 그러면, 행렬방정식이 실방정식이 되고, 실방정식은 제로디바이저(영인자)가 없으므로, 간단히 해결된다. a = 5 또는 a = -1 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