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미방을 배우고 나면, 마치 왠만한 미방쯤은 쉽게 풀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휩사이게 된다. 특히, 시리즈 솔루션 스타일의 막강한 툴을 배우게 되면 더욱더 그러한 생각이 들 게 된다. 그러나 실제상황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다. 실제 대부분의 문제들은 비선형 미분방정식이고, 비선형 중에서 우리가 익스플리싯하게 풀 수 있는 문제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자는 학부 텍스트북들의 비선형에 대한 회피라고 평하기도....


실제로, 지극히 단순한 시스템인, 단진자 ( Simple Pendulum )의 주기를 구하는 것 조차,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수직선과 진자가 이루는 각을 θ 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운동방정식이 세워진다. ( 공기저항 따위는 없다. )

θ''  =  -  ( g / l ) sin θ            ( 프라임은 시간에 대한 미분 )


위 미방은 비선형인데, 여기서 잠시 비선형 미방 이라는 용어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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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선형성(linearity) 이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성질을 말한다.

L( x + y ) = L(x) + L(y)      
L( ax ) = a L(x)    

특히, 직선 f(x) = m x  가 위와 같은 성질을 만족하여, 기하학적으로 선형인 이미지를 통해, 위의 용어의 적절성을 뒷받침해준다.


그런데, f(x) =  m x + b 는 비록 직선의 이미지를 갖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성질을 충족시키지 못하므로, 위의 정의대로라면 비선형이라고 불러야 하겠으나, 선형이라는 용어를 루즈하게 사용할땐, 선형으로 취급한다. 사실 평행이동 연산을 분리시켜서 인버스하고 앞뒤로 적용시키면, 리니어리티를 그대로 쓸수 있다. 굳이 그냥 같이 쓰는게 좀 내키지 않는다면, nonhomogeneous 따위의 용어를 쓰면 된다.


미방도 마찬가지다. 가령, y'' + 5 y' + y = 10  따위는 위에서 정의한 선형성을 만족하지 않지만, 비선형 미방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선형미방으로 분류하고, 대신 nonhomogeneous 같은 부연설명을 해준다. 실제로, y'' +  5 y' + y = 0 을 풀고나서 ,  해에다가 10 만 더하면 된다.


그런데, 미방을 푼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 함수를 구하는 것" 이다.


위에서 y 가 x 의 함수라고 해보자. y'' 는 세컨오더고, y' 는 퍼스트오더 , y 는 제로오더다.

그러면, 굳이 따지자면, 상수는 제로오더 조차도 안된다는 말인데, 함수 y(x) 를 구하는 미방의 입장에서 볼때는, 상수 10 이나, x 나 오더상으로 제로 오더도 안되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즉, 상수나 x 나 급으로 따지자면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y'' + 5 y' + y = 10 + 20 x      이것도  논호모지니어스 선형미방이고,
y'' + 5 y' + y = 10 + sin x     이것도 논호모지니어스 선형미방이다.

이 딴것의 풀이법은 어느미방 교과서나 초반부에 선형미방파트에 다 나온다.

그러나, y'' + 5 y' + y = 10 + sin x  와    y'' + 5 y' + y = 10 + sin y   를 혼동해서는 곤란하다.

 y'' + 5 y' + y = 10 + sin x 는 조난 쉽고,  y'' + 5 y' + y = 10 + sin y 는 개어렵다. 이게 바로 소위 말하는 비선형 미방이다.

아마도, y'' + 5 y' + y - sin y = 10  이렇게 쓰는 편이 그러한 실수를 피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구해야 하는 y 자체 비선형 항이 걸려있으면 일단 각오는 해야 한다.  y'' + 5 (y') ²  +  y  = 0   이딴게  미선형 미방이다.

아니 근데, 르장드르나 베셀 방정식은 비선형이 아니었던가?  아쉽게도 그것들은 선형미방이다. 당시 우리는 되게 어려운 미방을 푼것같은 기분에 빠질수 있겠으나, 적어도 비선형 미방 앞에서는 좀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아무튼, θ''  =  -  ( g / l ) sin θ   이걸, 얼씨구나 nonhomogeneous ODE네 하고, 무슨 sine과 cosine 의 선형결합으로 쓰겠다거나 , 우변을 테일러 전개하는 따위의 실수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테일러 전개해서 나오는 항들이 t 의 n차 항들이 아니라, 구하고자 하는 함수인 θ 의 n차 항들이기 때문에, 전개시 나오는 2차항 이상은 모두 비선형 항이고, 게다가 항은 무한개이다. 비선형 미방은 특정형태 하나하나가 평생 연구주제일 만큼, 보통 만만치가 않다. 우변을 테일러 전개해서, 근사해가 아닌 제대로된 해를 구하겠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어보인다. 아마도 우변을  sin t  로 혼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게 아니라면, 우변에 대한 테일러 전개는 아마도, 이미 선형 근사를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이 크다. 가령 1차항 까지만 취한다던가 하면 바로 스몰 오실레이션 근사  sin θ = θ  가 된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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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처음 벌려놓은 각도 θ0 에 대한, 단진자의 주기를 제대로 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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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θ 에 대해, θ dot 의 부호가 두가지인데, 어차피 적분 상하한의 순서와 부호만 맞게하면 되므로, + 부호를 택하고 대신, 적분을 0 에서 θ0 으로 올라가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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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변의 정적분은, 제1종 완전 타원적분이다.  ( Complete elliptic integral of the first kind )

구체적으로 값을 얻기위해, 시리즈 솔루션으로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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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어진 이항계수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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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테이션 참조 : 더블팩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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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원하는 주기를 얻었다 !!!!   게다가 우리는 얼떨결에 제1종 완전 타원적분도 시리즈로 풀었다 !!!!

지극히 간단한 시스템인 심플펜들럼의 초기각도 θ0 에 대한 주기는 위와 같이 간단하다 -_- a


자 이제 일반적인 주기를 구했으니, 이걸 가지고 처음에 60도 벌린 단진자의 주기를 계산해보자.
공기저항 없고, 따라서, 에너지 보존되므로 당연히 주기도 보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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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있는 텀이 스몰 오실레이션 근사의 주기이고, 그것은 운동방정식에서 sin θ 를 θ 로 근사해서 구해진다.

따라서, 처음에 60도를 벌린 단진자의 주기에 대해, 스몰 오실레이션 근사를 하면, 약 7.3 %  의 오차가 생긴다.